한국 자산 가격의 상대적 약세와 엔화 약세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한국 자산가격의 상대적인 부진에 직접적인 역할을 했던 키 모멘텀(key momentum)은 ‘엔화 약세’이다. 실제로 엔화 약세는 2020년 초 중반부터 이어진 강도 높은 경기 부양책 으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즉 미 연준은 코로나 전후의 강력한 경기부양 정책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예상외로 길러지고 높아지자 2022년 상반기부터 금리인상을 시작하였고 미국경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한국도 어느 정도의 금리인상을 진행시킬 수 밖에 없었다. 반면 일본은 30년 장기불황에서 탈출하고자 대외 금리차에 상관없이 장기간에 걸쳐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였다.
그리하여 팬데믹 초기 1100원을 넘던 원/100엔 환율은 지속적으로 하여 지난해 하반기부터 900원을 하회하는 구간이 많아지게 되었다. 위 그림을 보면 원/엔 환율이 이렇게 하락하던 구간에서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을 보면 그 상대적 약세가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주식시장의 상대적 약세 이유를 보면 엔화 약세가 국내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기 때문에 일본 주식시장이 30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식시장은 전고점(3300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채권시장 역시 내수부진과 경상수지 흑자 등 미래 물가와 수급부문에서의 강력한 강세 모멘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입물가 압력으로 의미있는 금리 하락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달러/원 환율과 유가가 아직 높은 수준에 있어 수입물가 상승 압력과 자금유출 압력 등 부담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이 그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본 및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엔화 환율 추세를 전환시킬 수 있을까?
지난 4월 18일 일본 통화정책협의회에서는 17년에 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하였다. 여기에 더해 미 연준은 지난 21일 Fed금리를 동결했지만, 양호한 경제지표에도 불구하고 금년 3번 정도의 금리인하가 가능함을 시사하였다. 이른바 금리차 측면에서는 길게 보면 ‘엔화 강세’의 기틀이 어느 정도 닦여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환율이 금리차의 함수만은 아님을 누구나 인지할 수 있다. 펀더멘털 및 자금 흐름 측면에서 미국이 일본에 비해 여전히 강하기 때문에 엔화 강세가 쉽게 부각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따라서 미국 실물경제 및 자산시장의 상대적 약세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단기적으로는 좀 처럼 엔화 강세는 크게 부각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 엔화 강세 추세(엔/달러 하락 & 원/엔 환율 상승)
점진적 엔화 강세로 국내 자산가격의 상대적 부진도 점진적으로 만회
결과적으로 장기적 시각에서 엔화 강세가 진행되면서 국내 자산시장의 상대적 부진도 해소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시장에서는 엔화 강세가 진행되면서 수출이 가격 경쟁력을 회복하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면서 추가 강세 모멘텀을 확보할 것이다.
채권시장에서 엔화 강세가 진행되면서 수입물가 하락 압력이 본격화 될 수 있어 추가 금리 하락의 모멘텀이 확보되어갈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엔화 강세로의 추세 전환 과정으로서 한미일 통화정책 강도뿐만 아니라 경제 펀더멘털, 자금 흐름에 따라 변동성 확대 흐름이 반복될 수 있다. 주식이건 채권이건 간에 추가적 매수 기회를 노리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엔 환율의 바닥시점을 찾아 추가 매수 기회로 삼는 전략이 유리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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