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이슈와 투자

향후 우리가 마주할 경제위기는 어떠한 형태일까?

주빌리20 2023. 4. 11.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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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이후 2021~22년간 심각한 물가 폭등을 겪었고 전례가 없을 정도의 자산버블(부동산 가격 급등)을 경험한 한국경제가 2023년 이후에는 어떠한 형태로 굴러 갈까요?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와 경제 석학들, 그리고 정책 당국자들은 한결같이 심각한 경기침체와 위기가 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이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떠한 형태로 위기가 진행될까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고 다른 목소리들이 분출하고 있습니다. 위기의 형태에 따라 우리가 살아가고 일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하는 엄정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신(god)이 아닌 이상 위기가 어떠한 형태로 전개될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지난해 말 JTBC에서 방영되었던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는 위기를 예단하고 투자에 성공하는 모습을 그리기도 했었는데요, 그건 드라마나 만화니까 또한 재벌이었으니까 가능했던 것이라는 생각이 일단 듭니다.   
 
그렇다고 해서 넋놓고 있을 수만은 없겠죠? 저는 이코노미스트로서 우리가 과거에 경험했던 위기의 특징을 개략적으로 살펴보고,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위기에 대해 대처하는 방법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조금의 실마리라도 제공했으면 해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작지만 중요한 실마리를 발견하고 대처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방식은 모두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 몫입니다.   
 
그럼 먼저 80년부터 시작해서 우리와 관련 있는 경제에 어떠한 위기들이 있었는지 큼지막한 것들만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서 성장률, 물가, 국가부채, 경상수지, 자산버블 등 한국경제지표를 설명하기 위한 주요 변수로 사용하고자 합니다.
 

  • 1980년 공급부족형 스태그플레이션: ① ’80. 12월 CPI상승률32%(yoy)를 찍었으며 중동의 석유감산으로부터 시작되어 공급부족형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불림. ② 원유공급 부족문제가 국가별 협상으로 약화되고, 국내에서는 군사독재 및 광주항쟁 등으로 총수요(민간소비)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해결되어 감 ③ 지난해 글로벌 곳곳에 공급부족현상이 나타나 이와 유사한 형태의 물가상승이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었으나, 기술의 발전과 노동시장의 유연화 등으로 점차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
  • 1990년 일본 장기불황: ① ‘90년 부동산 버블붕괴가 트리거가 되어 성장률 둔화와  물가 하락이 10년 이상 장기화, 다만 내수위축이 수출위축 보다 더 강하게 진행되며 엔화는 강세, 금리 하락세 장기화 등으로 귀결 ③ 한국에서도 ‘20년말 코로나 위기 이후 폭등했던 부동산 가격이 크게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일본형 장기불황 형태의 위기가 전개될 가능성 있음
  • 1998년 외환위기: ① ’97 12. 27 일중 원/달러 환율이 2,000원을 넘나 들었을 정도로 외환부족 등이 주원인, ② 정부가 IMF으로 부터의 외채차입, 대기업(대우 등) 및 대형은행 구조조정, 노동시장의 유연화 등으로 총수요를 억제하며 해결해 감. ③ 경상수지 규모 확대, 대기업 및 대형은행 등의 안정성 등으로 한국에서 외환위기가 재현될 가능성은 작은 편
  • 2001년 IT버블 붕괴: ① 외환위기 이후 크게 폭등했던 글로벌 IT주식들이 급락하며 발생. ② 정부는 완화정책으로 대응했으나 국내에서 카드사태(저소득층에 무분별한 카드 발급) 등이 발생해 정책효과 제한 ③ 코로나 전후 급성장했던 4차 산업 등이 버블이 심하다는 견해가 많아 IT버블 붕괴와 같은 위기가 재현될 가능성 내재
  • 2008년 금융위기: ① ‘08년 미국 대형투자은행(리먼 브러더스 등)가 파산하면서 시작. 미국은 은행위기를 진정시키고자 신흥국 등에 투자한 달러를 자국으로 거둬 들이면서 신흥국에서는 환율이 급등 ② 미국은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금리를 급격하게 인하하고 QE(양적 완화)를 실시하여 저금리의 장기화를 유도 ③ 한국은 금융위기 이후 경상수지가 확대되어 환율 상승 압력이 비교적 빠르게 제한   

우리 겪었거나 연관성이 높은 위기를 몇 가지 짧게 나마 나열해 봤는데, 종합적인 경제상황을 감안해 보면 향후 우리경제는 1990년 일본 장기불황과 2001년 IT버블 붕괴와 비슷한 형태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최근의 상황을 보면 부동산 가격이 비교적 빠르게 떨어지고 있고, 4차 산업에 끼었던 심각한 버블이 꺼질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정책 미스 등으로 위기의 형태가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등 다른 형태로 진화할 가능성도 있으나, 대기업 및 대형은행들의 자생력과 경상수지 흑자구도 등으로 외환 및 금융위기로 진행되기는 상대적으로 어려운 것이 아닌가 판단되고 있습니다.  우선적으로는 일본 장기불황 당시 일본 부자들은 어떻게 대응 했을까 또는 우리나라 IT버블 당시에는 어땟을까 사례를 찾아 보며 종합적인 대응방법을 찾아 보는 것이 필요할 듯 싶습니다.    
 
단순한 문제가 아니지만 여기에서는 길게 논의하기 힘들다는 한계 때문에 일단 오늘은 여기서 글을 맺고자 합니다. 하지만 기회 있을 때마다 이와 연관된 후속 글을 쓰고자 합니다. 거대한 주제이지만 불확실성이 많다는 점에서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의견도 기대합니다.
 
** 상기 시각은 본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제가 속한 직장 및 단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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