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수출입물가 및 교역조건
지난 주 발표된 4월 수출입물가를 보면, 국내 내수경기가 생각보다 나쁘지 않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폭발적으로 반등할 가능성 마저 시사해 주고 있다. 주요 내용을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 2024년 4월 수출물가는 전년동월대비 6.2%상승(전월대비 4.1% 상승), 수입물가는 전년동월대비 2.9% 상승(전월대비 3.9% 상승)
- 2024년 4월 수출물량지수는 전년동월대비 9.8% 상승, 수입물량지수는 7.1% 상승
- 2024년 4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동월대비 5.2% 상승,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5.4% 상승
우선 내수경기와 관계가 깊은 것이 ‘수입’부문인데, 수입물가가 3월의 -0.5에서 2.9%로 급반등했고 수입물량지수는 지난달의 -9.2%에서 7.1%로 급반전 했다. 수입의 토대가 되고 있는 전반적인 한국 내수경기가 나쁘지 않다는 점을 직감할 수 있다.
국내소비의 지속성 요인인 소득 부분도 나쁘지 않다. 국내소득의 원인변수인 교역조건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거나 높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순상품교역조건이 5.5%에서 5.2%로 다소 주춤하는 양상을 나타냈지만 높은 수준을 유지하였고, 소득교역조건은 5.9%에서 15.4%로 급등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1분기 GDI가 급등하였던 것과 마찬가지로 국내 내수부문(소비, 투자)이 소득증가를 바탕으로 꾸준히 상승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내수둔화를 촉발시켰던 부동산 경기도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매가의 선행지표인 전세가격이 상당폭 오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지역의 매매가도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무튼 이러한 점을 반영하여 지난 주 KDI는 금년 성장률을 기존의 2.2%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거의 잠재성장률 수준까지 상향 조정한 것이지만, 선거 이후 재정지출 확대 압력이 반영된다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을 뛰어 넘을 수도 있다. 이렇게 된다면 최악의 경우 한국경제는 본격적으로 인플레이션 국면으로 재진입하는 형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제목의 질문으로 돌아와서 한국 내수경기는 정말 부진한가? 위에서 살펴 보았듯이 지표상으로 볼 때 한국 내수경기는 전혀 부진하지 않다. 물론 과거와 비교한 체감경기나 불평등 확대로 인한 소득격차 등을 감안할 때 거시지표와는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금융시장들은 체감경기 보다는 발표된 거시경제지표를 자산가격에 반영하려는 경향이 강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금융시장 시사점
(정책금리) 국내 내수의 반등과 함께 가장 우려되는 점이 통화정책 상 ‘금리 인하시기의 지연’이다. 아직까지는 미국이 금리인하를 9월경 시작한다는 전제하에 국내에서도 4분기에 1회 정도 인하 한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지만, 통화당국이 국내 내수의 반등을 고려하기 시작하면 인하 시기는 더욱 더 지연될 수도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금년도 금리인하가 물 건너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최악의 경우 높은 금리수준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인플레 국면으로 접어든다면 금리인상을 실시할 가능성도 아주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
(채권시장)교역조건의 개선과 함께 내수가 반등하는 상황에서 시장금리는 당연히 반등압력을 받게 된다. 채권시장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순상품교역 조건의 상승은 궁극적으로 금리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라 할 수 있다. 교역조건의 개선은 개선초기에는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일시적인 금리하락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내수반등이나 자산 인플레를 유발하기 때문에 금리 상승요인으로 작용한다. 여러모로 채권투자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할 시기이다.
(주식시장)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역조건의 반등은 유동성과 내수의 반등은 상당히 큰 호재성 재료이다. 한국 M1, M2 등도 잔액기준으로 볼 때 조금씩 상방압력이 강해지고 있다. 다만 그동안의 상승이 수출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면 이번에는 내수주들도 선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 차이점이기는 하다.
*참고자료*
https://sandol20.tistory.com/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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