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Blackstone)의 부동산 자회사 인비테이션 홈스(Invitation Homes)는 현재 미국 최대의 단독주택 임대회사로, 8만 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2024년 기준). 블랙스톤은 2024년 1월 캐나다 상장사 트리콘 레지덴셜(Tricon Residential)을 35억 달러(약 3만 8,000채)에 전액 현금 인수하며 단독주택 임대 시장에 재진입했다. 이들은 막대한 자금력, 규모의 경제, 그리고 창조적 회계 기법을 통해 개인 주택 구매자들을 시장에서 밀어내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택 압류 물량을 헐값에 쓸어담은 사모펀드들이 미국 주택 시장의 새로운 지주 계급으로 부상했다. 현금 부족자나 신용이 낮은 사람은 주택을 소유하기 어려워진 반면, 월가는 공공이익과 무관하게 주택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주민들이야 어떻게 되건 집세만 받으면 그만이라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장악한 '영혼 없는 마을들'이 미국 전역에 급증하고 있다. 금융위기 당시 구제금융은 은행권에 집중되었고, 개별 주택소유자를 위한 지원책은 사실상 전무했다.
"기업을 더 이상 폭넓은 이해관계자를 위한 생산적 조직으로 보지 않고,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사고팔 수 있는 자산 뭉치로 여기게 되었다."
- 로즈머리 (코넬대 교수)
사모펀드는 연금펀드, 뮤추얼펀드, 국부펀드, 부유층 자산가 등에서 자금을 조달해 포트폴리오 기업에 투자한다. 여기서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사모펀드들이 부동산을 선호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임대료 수입을 쥐어짜고, 자산을 쪼개 파는 증권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 영역에 있어 규제를 피하기 쉽다.
RealPage 사태: 2024년 8월, 미국 법무부(DOJ)는 임대료 책정 알고리즘 기업 RealPage를 반독점법 위반으로 제소했다. 이들의 알고리즘은 집주인들이 비밀 데이터를 공유해 임대료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디지털 담합'을 가능케 했다. 결국 2025년 11월, RealPage는 DOJ와 합의하며 담합 소프트웨어 사용 제한에 동의했다.
"엄청난 규모의 부채와 레버리지, 불투명성, 미흡한 규제, 대출·책임에 대한 점검 부족 등이 맞물리며 위험천만한 버블이 잉태된다."
- 어드리어 터너 ('부채의 늪과 악마의 유혹 사이에서')
2008년 이후 칡넝쿨처럼 급성장한 것은 정규 은행이 아닌 '그림자 은행'이었다. 리스크는 가장 어두운 곳으로 옮겨졌다.
사모펀드가 주도하는 부동산 시장이 붕괴될 경우 주택 투매와 가격 변동성으로 인해 세입자와 개인 소유자 모두의 운명이 월가의 변덕에 좌우된다. 보스턴 록스베리의 '더들리가' 지역사회 토지신탁 같은 대안적 모델이 존재하지만, 주류 시장은 여전히 위태롭다.
Stop Predatory Investing Act: 단독주택 50채 이상 보유 투자자에게 이자 공제와 감가상각 혜택을 박탈하는 법안. 2026년 2월 재도입 추진 중.
사모펀드에 자금을 대는 대형 은행(JP모건, 웰스파고 등)의 CRA 등급을 조정하여 간접적 압박을 가해야 한다.
연방주택금융청(FHFA)과 주택도시개발부(HUD)는 사모펀드의 부동산 보유 현황을 상세히 공개해야 한다.
"누가 주택을 소유해야 하는가?" 주택을 투기 자산이 아닌 사회적 필수재로 재정의하고, 토지신탁 등 대안 모델을 확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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